“과거의 재난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 - 『왜 우리는 쉽게 잊고 비슷한 일은 반복될까요』노명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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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쉽게 잊고 비슷한 일은 반복될까요?』는 세월호 참사 이후 10년,
한국 사회가 놓친 것과 바라봐야 할 것을 지구 곳곳에서 일어난 사회적 참사를 통해 짚어간다.
노명우 작가는 그 뼈아픈 과정, 기성 세대와 미래 세대 모두가 재난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고
기억하는 일에서 변화가 시작됨을 역설한다.
끈질기게 기억하기, 변화는 거기서 시작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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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거는 것 같은 문장의 톤에 눈길이 가는데요. 쓰실 때 어떤 부분을 염두에 두셨던 건가요? 어떤 상상의 독자가 있었던 것인지 듣고 싶습니다.

 

나이 먹을수록 짙어지는 생각은 정말이지, 미래 세대는 우리가 가졌던 시대적인 한계에서 벗어나 다르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것인데요. 그래서 책을 우리보다 살 날이 많은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써야겠다 생각했어요.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읽을 수 있는 책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이 책이 저에게는 반성의 계기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저 또한 살면서 잊고 지낸 때가 있었고, 일상에 묻혀 살았으니까요. 그러한 반성의 측면에서 쓰다 보니 말을 거는 방식에 있어서는 설득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했어요. 우리 함께 반성해 봅시다, 말하고 싶었어요. 요즘 사람들은 희망을 잃어버린 채 살아요. 예전에 비해 정치에 희망을 거는 분위기도 많이 사라졌고요. 우리 모두를 위해 좋은 것에 대한 담론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 속에서도 우리에게는 공동의 미래가 있지 않을까, 언제까지 체념만 할 것인가, 우리가 꿈꾸고 품고 있었던 희망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끄집어내면 좋겠다, 하는 염원이 마음속에 있었어요. 그것은 누구보다 저한테 하는 말이기도 했고요.

 

인터뷰 첫 번째 질문이 “다시는 ‘안녕’하지 않음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안녕’하지 못했던 과거를 기억하고자 이 책을 썼습니다.”(9쪽)에 대한 생각이었는데요. 책을 덮으면서 과연 재난이 되풀이 되지 않는 사회는 실현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남았어요. 작가님은 어떤 답을 가지고 계신가요? 과연 그 날이 올까요?

 

답이라기보다는 태도인데요. 그날이 온다고 생각하면 오고요. 안 올 거라고 생각하면 안 올 거예요.(침묵) 사회 과학이 사람들을 절망에 빠뜨리기도 하지만요. 동시에 사회학의 또 다른 중심은 윤리의 문제예요. 이래도 괜찮은가,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하는 것이죠. 이 질문 때문에 우리는 현실을 냉정하게 보는 거고요. 그러고 나면 여전히 안녕하지 않으니까 안녕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게 돼요. 사회학이 해야 할 것이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은 전형적으로 제가 생각하는 사회학적인 책이에요.

 

 

*노명우

아주대학교 사회학과에서 학생들에게 사회학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이러다 잘될지도 모르는 연신내 골목길의 독립 서점인 ‘니은서점’을 열고 세상에 알려져야 마땅한 좋은 책을 소개하는 마스터 북텐더다. 그러다 내친 김에, 세계적인 석학은 되지 못했지만 교양 있는 사람이라도 되고자 시민과 함께 공부하는 ‘생각학교’를 만들었다. 테오도르 아도르노가 언제나 닮고 싶은 학자이며 지그문트 바우만처럼 노인이 되어서도 글을 쓰고 싶기에 누군가 대표작을 물어보면 아직 출간되지 않은 다음 책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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